2018년 7월 31일 화요일

우울증 일기 - 너무 일찍 일어남

18.08.01.수 6am

너무 일찍 일어났다. 평소엔 안 이러는데. 아침에 짜증나는 일이 좀 있었는데 그것때문인듯. 학기 중에 성실한 시기가 있는데 딱 그때의 기분이다. 일찍 일어나니 짜증이 좀 가신다.


7am

집중력이 50분 이상을 안 간다. 조금 쉬었다가 하려고 해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좀 돌아다니다가 다시 해볼까.


8pm

한참 쉬고 나니까 머리가 맑아져서 글자가 잘 읽어진다. 이건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효율적으로 쉬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다.

2018년 7월 30일 월요일

우울증 일기 - 졸리고 피곤하다

18.07.31.화 4pm

졸리고 피곤하다. 직장인,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 걸까? 나도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너무 퇴화되어버렸다. 그래도 좋은 건 아주 게으르게 살고 있지는 않다는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책임질 수 있는 일은 조금씩 천천히 하고 있다.


11pm

타이머 앱으로 내가 뭐하고 사는지 기록하고 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순수하게 집중해서 뭘 배우거나 일한 시간이 합쳐서 다섯 시간밖에 안 된다. 나머지 다섯 시간은 그냥 어영부영 보냈다. 진짜 잉여인간이네. 노력한 게 이거라니.

아빠를 만나면 말 하기가 싫다. 왜냐하면 미안해서. 내가 이것밖에 안 되니까. 대학교는 등록금은 거의 안 내고 다니긴 했지만, 생활비는 부모님한테 받아서 써서 그 점이 걸린다. 앞으로 뭐하고 살지 걱정되지만, 그 생각을 하면 또 괴롭다. 그래서 다른 집중할 수 있는 걸 찾는다.

2018년 7월 23일 월요일

우울증 일기 - 아무것도 안 해도 힘들다

18.07.24.화 - 10am

멍하고 힘이 하나도 없고 졸리고 짜증나고 어질어질하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힘들다. 아침 10시인데도.

2018년 7월 18일 수요일

우울증 일기 - Micro managing

18.07.19.목 10am

이거 먹어라 저거 해라. 짜증난다. 무슨 반찬이나 뭐 마시는 것까지 다 정해줘.

2018년 7월 16일 월요일

우울증 일기 - 노력해도 안 돼

18.07.17.화 9am

예전엔 참 성실하고 공부도 잘 했었는데 지금은 게으르고 무능하다. 정신차리라고, 의지력을 되찾으라고 하는데, 나도 내 힘으로 그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된다. 그래서 병원에 가게 된 거다. 노력하라고.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닌데 안 된다. 그 점이 슬프다.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점이 여기서 크게 느껴진다. 예전엔 규칙적으로 살고 주변 사람들도 다 나를 성실하고 착한 사람으로 봤는데. 이젠 '나는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뿐이다. 희망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5pm - 역시 뭔가에 집중할 수 있어야 좋다

글 읽고 글 쓰고. 이런 행동은 어떤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돼서 좋다. 시간도 잘 가고. 우울한 감정도 없어지고 보람도 있는 것 같다. 웹 상에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가 나한테 잘 맞는다. 나중엔 좀더 힘든 일을 해볼 것이다. 아직은 아니지만.


2018년 7월 14일 토요일

우울증 일기 - 여전히 안 되는 것과 그래도 나아진 것

18.07.15.일 12pm

여전히 안 되는 것
* 과수면
*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기
* 부모님이 시킨 일이나 개인적으로 해야하는 일 하기


그래도 나아진 것
* 밥 먹고 바로 설거지 하기: 여전히 노력이 들긴 하지만 꾸역꾸역 하게 됐다.
* 밥 먹고 바로 양치하기: 할까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그래도 반반의 확률로 하긴 한다.


아침엔 기분은 좋았지만 여전히 찝찝하다. 여전히 사람 구실 못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웃기는 하지만 속으로는 유쾌한 기분 반, 우울한 기분 반이다.

회피성 인격장애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내가 여태 살면서 두려운 일들은 많이 피해왔으니까. 여기에 대해 조사해보고 싶은데 귀찮다.

밖에 나가기가 귀찮다. 장보러 가야하는데 귀찮다. 매일매일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 걸까. 대학교도 그만두고 알바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전혀 손을 안 대고 있다.

우울증 일기 - 이유 없는 짜증

18.07.14.토 4pm

이유없이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대로 사소한 거라도 맞춰지지 않으면 이런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여전히 만사가 귀찮다.

2018년 7월 12일 목요일

우울증 일기 - 여전히 아무것도 하기 싫다

18.07.13.금 10am

분명 어젯밤에 '내일 할 일' 목록을 만들어놨고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목록을 보니까 시작하기가 싫다. 거의 모든 일이 귀찮고 흥미가 없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도 하기 싫다니. 이렇게 되면 '나는 역시 게으르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이 든다. 조금만 쉬었다가 해야지. 늘 이런 식으로 미룬다. 쉬는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왜 간단한 일도 끝내기 힘든 걸까.





12pm

나같이 게으르고 무책임한 사람은 사회에서 퇴출되는 게 옳은 것 같다. 그동안 모아둔 전공책들을 보니까 헛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안 될 놈이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책값이라도 아꼈을텐데. 우울하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힘들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4pm

기운이 하나도 없다. 몸이 너무 무겁고 의욕이 없다. 피가 걸죽해진 느낌이다.

2018년 7월 11일 수요일

우울증 일기 - 재도전은 없다

18.07.12.목 11am

어제 세번째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아직도 우울증 증상이 있다고 했고, 흑백논리가 많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의욕이 없더라도 몸을 많이 움직이라고 했다. 헬스같은 걸 해보라고 하는데, 그런 것까지 할 생각은 없고 그냥 하더라도 혼자 운동할거다.

약이 한알 추가됐다. 뭔지 찾아보기 귀찮다. 여전히 나는 크게 변화하진 못할 것 같다. 예전처럼 되진 못할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물론 부모님이 깨워서지만. 기본적인 할 일은 미루지 않았다. 그 점은 나아진 것 같다.

아침에 문득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이고 망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 번이나 실패했고 난 늦었다. 첫번째, 두번째 실패했을 때 '세 번까지는 기회를 가지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번째에도 실패했으니 난 더이상 하면 안 될 것 같다. 치료가 끝나면 그냥 알바나 알아보고 시시하고 조용히 살다 죽을 것이다. 뉴스에서 토목공학 관련 사건이 나오면 관심은 생기지만, 나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테니, 헛된 희망은 접도록 하자.

다른 사람 우울증 일기를 매일 읽는데, 생각보다 나보다 훨씬 상황이 나은 사람이 자책하고 우울증 증상을 겪는다는 걸 보고 놀란다. 나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인데, 그 사람은 이것저것 다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쓸모없다니. 대체 난 그럼 얼마나 쓸모없는 것일까.

우연히 유튜브에서 귀촌한 어떤 부부의 동영상을 보는데, 힘든데도 안 힘든 척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싫다. 과연 이 사람들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뭔가 다른 사람들이 희망에 대해 얘기하면 그게 꼴보기 싫다. 옳지 않은 걸 알면서도 감정적으로는 그렇다.

2018년 7월 4일 수요일

우울증 일기 - 미숙아

18.07.04.수.12pm

자식이 독립했는지 보려면 경제적으로, 공간적으로, 심리적으로 독립했는지 보면 된다고 한다. 나는 세 가지 다 아니다. 나는 여태 뭐 하고 산걸까.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대학교에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너무 후회하고 회피만 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뭔가 하고 싶지 않다. 인생을 너무 잘못 살았다. 게으른 순간도 있었지만 열심히 산 순간도 있었다. 알게 된 건 내가 더이상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것이다. 희망이 없다. 죄책감도 들고 ... 죽는 일만 남은 것 같다.


11PM-몰두할 수 있는 것

어떤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되면 확실히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뭔가 조사하고 분석하는 걸 좋아한다. 위키백과 문서를 손 보고 만들다보면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고 기분이 나아진다. 그래도 하나의 건전한 취미가 있어서 다행이다.

2018년 7월 3일 화요일

우울증 일기 - 방학과 학기중은 다르다



18.07.03.화.05AM-방학과 학기중은 다르다

지금은 방학중이다. 그래서 학기중보다 훨씬 기분이 괜찮다. 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그렇기도 하다. 진짜 내가 어떤 상태인지는 학기 중에 내가 어떤가를 봐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방학중에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기본적인 생활(씻는 것, 먹는 것, 청소하는 것 등)을 잘 안 한다. 그리고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시작하기가 힘들다. 이런 것부터 하기가 힘든데 다른 어려운 일들은 더 하기 힘들다.




18.07.03.화.1PM-아무것도 안해도 힘들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있는것도 힘들다. 그렇다고 뭔가 하고싶은게 있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