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일 일요일

독후감 - 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

쓴 날 : 2015.10.10.토 (군대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하고 있던 공부가 슬슬 질리기 시작하고, 불모지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잘 실천이 안 돼서,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였다. 물론 꾸역꾸역 의지력으로 밀어붙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가 더 오랫동안 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공부에는 어떤 노하우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했다.

  이 책에서 인상깊게 본 내용 중 첫번째는 '세상에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 써먹지 못하는 공부는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책 중 새뮤얼 플러먼이라는 미국의 공학자가 쓴 <<엔지니어의 인문학 수업>>이 있는데 거기서 '엔지니어는 자신의 전공 분야만 알려고 해선 안 되고, 인문학도 공부해야 하며, 그건 쓸데없는 일이 아니다'는 요지의 글을 읽었다. 이 책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나왔다. 근거로,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는 복잡성이 증가했으며 어떤 일을 추진하려면 다른 분야의 일도 알아야 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내가 몸담게 될 건설 분야만 해도 그렇다. 그냥 튼튼하고 저렴한 구조물을 지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관련 법규도 알아야 하고 지역 주민 여론도 파악해야 하고 구조물의 미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하는 등, 한 분야만 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런 거창한 것 말고도 사회생활하면서 인간 관계에 필요한 공부들도 있고, 여러 가지가 많다. 저자는 이런 얘길 했다. '망치만 들고 망치질만 하다보면 못이 아닌데도 못인 줄 알고 착각할 수 있다.' 망치만 갖고 있는 것보다 여러 가지 도구가 있는 편이 더 나을 것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 인상깊게 본 두 번째 내용은 공부일기를 써보라는 것이었다. 공부하다보면 지루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다. 공부일기를 써서 내가 즐겁게 공부했던 순간을 기록해두면, 잘 안 될 때 그동안 해 온 공부 기록을 훑어보면서 기분이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거였다. 내 경우에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시간은 많이 투자하는데 진도는 많이 못 나가는 때가 그랬다. 만약 공부일기를 쓴다면 그걸 다시 볼 때 '내가 느릿느릿하긴 했지만 꾸준히 뭔가 한 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운이 날 것 같다. 공부 일기를 쓰면 자기 점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매일 뭔가 적어넣을 것을 만들어야 할테니까 더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세번째 이 책에서 얻은 것은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야한다는 거였다. 세상에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은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교재는 내가 보기에 내키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자신의 몸에 밴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책에서 자신이 알려준 공부방법들에 대해서도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일지 검토해보라고 한다. 꼭 공부 '방법'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환경도 자신에게 알맞는 환경이 어떤걸지 생각해봐야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아예 조용한 곳에서 집중이 잘 되는 사람이 있고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에서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장소에 따라 집중력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또 여럿이 이야기하며 공부해야 잘 하는 사람, 혼자해야 잘 하는 사람, 여럿이 모여서 하지만 이야기는 하지 않아야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공부하는 형태에 따라 집중력이 바뀌기도 한다. 그 외에도 필기를 해야 잘 하는 사람, 필기하면 더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등 개인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으며, 자신의 방법을 찾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운 좋게 이 책을 접하면서 그동안의 나의 공부 태도, 방법에 대해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오랫동안 줄곧 느껴왔던 건데 공부에 대한 공부도 수시로 해줘야 된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너무 '이걸 해야 돼'라며 꾸역꾸역 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책들을 읽으면서 쉬엄쉬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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