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일 토요일

다큐멘터리 감상 - 내셔널지오그래픽 Breakout S2 - 800m의 하수관

쓴 날 2015.04.26 일요일(군대에 있을 때 쓴 것)

  면회외박을 나갔을 때 군인회관에서 TV를 켰는데 유명한 미국 드라마인 <프리즌 브레이크>를 하고 있었다. 당시에 보고 싶었는데 피곤하고 시간도 늦어서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일요일에 식당분대를 하고 생활관에 왔더니 동기가 Breakout이라는 감옥탈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실제 사례를 당사자들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고, 탈옥 과정을 배우들과 세트를 이용해 보여주는 것이었다. 탈옥이라는 소재가 <프리즌 브레이크>의 소재와 같은 것이라 볼만할 것 같아서 봤다.

  내가 본 화는 '800m의 하수관'으로, 아버지가 위독해서 한번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죄수가 여러 공구를 이용해 하수관까지 길을 만들어 탈옥하는 내용이었다. 그 과정에서 같이 탈옥하는 공범들을 모집하고, 교도관을 속이고, 교도소 점호, 불시점호 등을 여러 가지 꾀를 써서 피하는 등 긴장되는 순간들이 벌어졌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드는 생각은 '과연 주인공이 자기 잘못을 뉘우친걸까'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병 때문에 탈옥을 결심할 정도면 진작에 아버지의 말을 잘 듣고, 올바르게 살아야 하지 않았을까? 괜히 아버지 핑계를 대고(잡히고 나서 진술할 때) 탈옥을 정당화하려 했던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이런 의심이 드는 한편, 만약에 그 탈옥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너무 모질게 구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죗값을 치르는 데는 다른 사람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도 포함되겠지만, (명목상으로는 아니지만 실제로는 형기가 끝난 전과자를 아무 편견 없이 받아들이긴 힘들다) 자칫 그런 것 때문에 전과자들이 반항심을 가지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탈옥 과정에 대한 호기심보다 주로 사람의 심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땅굴이나 하수관처럼 지하를 통해 탈출한다는 이야기는 다른 매체에서 이미 많이 접해본 이야기라 특별히 궁금증은 못 느꼈다. 그래도 들킬락 말락하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잘 묘사한 다큐라 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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