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7일 금요일

조울증 일기 - 나는 정상이 아닐까?

나는 정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병원을 갈 때부터 '사실 난 정상이야. 난 게으른거야'라고 생각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가 의사선생님이 '우울증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역시 반신반의 하면서, 은근히 내 예상이 맞았다는 것에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나는 정상이지 않을까? 이제 병원에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약도 안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의 하지현 교수님이 쓴 <<그렇다면 정상입니다>>라는 책을 읽었다. 왠지 나는 이제 괜찮은 것 같다.

확실히 초기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그때에 비해 거의 완전히 괜찮아졌다. 그때는 엄청나게 자고 정말 말그대로 아무것도 못했다. 밥도 거의 안 먹고. 씻지도 않고. 좋아하던 일도 하나도 안 하고. 연락도 다 끊고. 이젠 그렇지 않으니까 다시 나아진 게 아닐까?

하지만 아직 문제가 남아있다. 내 조울증 주기는 약 한달 반정도다. 지금은 조증페이즈다. 주기대로라면. 내가 병원에 가서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해도 의사선생님이 슬쩍 웃으면서 '일단은 지켜보자'고 말하는 게 그런 것 때문인걸까? 아니면 의사선생님이 돈 욕심에 계속 병원에 나오게 하려고 하는걸까? ㅋ 참 웃기는 상상이다. 스트레스 상황이 와도 내가 잘 견딜 수 있다면 나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모르는 것으로 결론을 내자. 그리고 다음주에 물어봐야지. 전문가가 판단해야겠지. <<그렇다면 정상입니다>>에선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 고민해도 답을 못 얻는다면 그냥 냅두자. 전문가는 그래서 존재하는거니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Unported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