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9일 수요일

일병 일기 18 - 불모지 작전 초기

2015.09.09.수 - 불모지 여섯 째 날, 작업 3일 째

* 아침 안개 많이 낌. 한 100m 이내밖에 안 보였음. 그래서 작업 안 할 줄 알고 기대함.
* 중대장님 회의 후 그냥 가게 됨. 앞이 안 보여서 어떻게 할까 걱정했는데 막상 차 타고 작전지역 내려가니 거기엔 안개 없고 구름만 좀 있고 햇빛 비쳐서 위아래가 날씨 차이가 많이 났음. 신기했다. 숙소가 구름속에 있었던 건가 그럼?
* 구름 움직이는 속도가 엄청 빨라서 신기했음.
* 안 좋은 꿈 꾼 사람, 귀신 본 사람 좀 있었음. 난 좋은 꿈 꿨는데. 아무튼 조심해야겠다.
* 작업 중 나온 물건들
  - 옛날 숫가락(모든 금속 제품들은 심하게 부식된 상태였음. 쉽게 바스러질 정도이고 적색 녹으로 전부 덮임)
  - 옛날 크라운 산도 봉지(개당 50원이라고 적혀있었음. 산도 하나에 50원이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산도 봉지는 다른 금속 물품들에 비해 보존 상태가 몹시 양호했음. 비닐은 썩는데 오래 걸린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 총알 구멍 난 수통(이건 다른 조에서 발견)
  - M1 카빈 탄, 탄피, 탄클립, 탄박스, 탄창
  - 기타 알 수 없는 철재 원통형 물건들. 구두약으로 추정되는 납작한 원통 금속 용기도 있었고, 복숭아 통조림 모양의 원통도 나옴.
  - 불발 막대 수류탄
  - 기관총 탄, 탄두, 탄피
  - 작은 기름병 같은 것(금속제)
  - 수류탄 안전 손잡이
  - 이상한 경첩같이 생긴 물건(이건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기관총 탄약띠 연결할 때 쓰는 물건이었다)
이 그림에서 탄을 줄줄이 연결하는 검은색 금속 조그만 게 나중에 탄이 빠지고 나면 경첩같은 물건으로 보였다. (출처 : 나무위키 - M60 기관총 ,

CC BY-NC-SA 2.0 KR)

* 자꾸 녹슨 탄피나 탄이 나오니까 이게 지뢰제거, 수목제거하는 건지 유해발굴하러 온 건지 헷갈렸다.
* 크고 작은 돌이 많아서 갈퀴질 하기가 힘듦.
* 멀리서 간간히 야생동물들이 지뢰를 밟아 터지는 소리가 들림.
* 투입 후 오전에만 1시간 11분 일함. 일단은 오전에 2교대로 해서 작업 시간 짧았음.
* 작업한지 3일째 되니까, 처음엔 할 일없이 멍하니 구경하다가 이제는 각 반들이 동시에 자기 할일 찾아서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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