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4일 월요일

조울증 일기 - 개인주의에 대하여

지금의 내 상황은 다른 사람에게 신경쓰는 게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내 앞가림이나 신경써야하는, 개인주의가 더 바람직한 상태다. 추석 특선 영화로 <아이 캔 스피크>를 봤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 할머니가 자꾸 영어를 배우려고 해서 대체 뭐 때문에 저러나... 했다. 자꾸 주변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할머니가 짜증나기까지 했다.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자, 내 싸늘한 태도는 바뀌었고 할머니를 동정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사회문제에 관심이라. 나 같은 게 그런 데 관심 가져서 뭐할까. 한편으로는 이런 공동체와 관련된 일들은, 정작 내가 해야할 일을 방해하는 걸림돌처럼 느껴진다. 이런 건 엘리트들이나 손댈 수 있을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관계 당사자나. 뉴스나 영화에서는 일제의 만행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지만, 그런 데 신경 쓰기엔 내 삶이 너무 엉망이다.

시간 없다는 핑계는 대표적으로 내가 쓰는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가용시간의 100%를 해야하는 일을 하는 데 보내는 것도 아닌데, 참 스스로가 위선자같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를 보고도 차라리 침묵하는 게 바람직한 건가. 이기주의는 찔리지만 좋은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말을 실제 관계자들에게 말하기엔 너무 죄책감 느껴지지만 적어도 엘리트가 아닌 덜 떨어진 나한테는 가장 솔직하고 정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 사람 쉽게 안 바뀌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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