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1일 수요일

우울증 일기 - 재도전은 없다

18.07.12.목 11am

어제 세번째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아직도 우울증 증상이 있다고 했고, 흑백논리가 많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의욕이 없더라도 몸을 많이 움직이라고 했다. 헬스같은 걸 해보라고 하는데, 그런 것까지 할 생각은 없고 그냥 하더라도 혼자 운동할거다.

약이 한알 추가됐다. 뭔지 찾아보기 귀찮다. 여전히 나는 크게 변화하진 못할 것 같다. 예전처럼 되진 못할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물론 부모님이 깨워서지만. 기본적인 할 일은 미루지 않았다. 그 점은 나아진 것 같다.

아침에 문득 '다시 학교로 돌아가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이고 망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세 번이나 실패했고 난 늦었다. 첫번째, 두번째 실패했을 때 '세 번까지는 기회를 가지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번째에도 실패했으니 난 더이상 하면 안 될 것 같다. 치료가 끝나면 그냥 알바나 알아보고 시시하고 조용히 살다 죽을 것이다. 뉴스에서 토목공학 관련 사건이 나오면 관심은 생기지만, 나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테니, 헛된 희망은 접도록 하자.

다른 사람 우울증 일기를 매일 읽는데, 생각보다 나보다 훨씬 상황이 나은 사람이 자책하고 우울증 증상을 겪는다는 걸 보고 놀란다. 나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인데, 그 사람은 이것저것 다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쓸모없다니. 대체 난 그럼 얼마나 쓸모없는 것일까.

우연히 유튜브에서 귀촌한 어떤 부부의 동영상을 보는데, 힘든데도 안 힘든 척 하는 것 같아서 보기 싫다. 과연 이 사람들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뭔가 다른 사람들이 희망에 대해 얘기하면 그게 꼴보기 싫다. 옳지 않은 걸 알면서도 감정적으로는 그렇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