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2일 일요일

조울증 일기 - 버티기

18.08.13.월 9:40AM

어떻게 하면 하기 싫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서 불가능한걸까? 하고 싶은 대로 살 수는 없는데 '하기 싫은 일도 열심히 해야지' 하고 생각하다 보면 그땐 진퇴양난인 상황이 된다. 멍하니 아무것도 안 하고 생각만 하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급한 마음이 든다. 조급한 마음이 드니까 괴롭다. 뒤쳐지는 것 같고 희망이 점점 사그라든다.



4:30pm

계속 흔들린다. 나는 비겁한 놈이다. 진로를 선택할 때 돈이 되는가 하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그런 걸 외면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자꾸 뒤돌아 봤다. 쓸데없는 재능만 타고 났다. 내가 해야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못하는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버텨야된다. 세상은 별 거 없는 것 같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살아온 것 같다. 좋아하고 쓸모없는 일은 직업이 될 수 없다. 차라리 내가 기계였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한테 미안하다.


9pm

어려운 과목은 문제 하나 풀 때마다 Habitica에서 경험치를 한번씩 주고 있다. 삶을 게임처럼 만들어주는 어플인데 좀 유치하긴 해도 효과는 좋은 것 같다. 원래는 25분 공부하면 주기로 했는데 그게 너무 어려워서 한 문제로 했더니 보람있고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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