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9일 목요일

우울증 일기 - 스토리 없는 것

18.08.10.금 6am


나는 스토리 없는 건 재미없어하는 스타일인가보다. 관심 주제의 책을 읽을 때는 술술 잘 읽히면서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지는 반면, 토목공학은 스토리가 없는 그냥 물질 세계의 이야기를 뚝뚝 끊어서 하는 것처럼 여겨져서 재미도 없고 집중하는 시간도 무척 짧다.

어느 정도로 집중 시간이 차이나는가 하면 토목공학 책을 읽을 때는 집중력이 10-20분인 반면 관심 주제의 책을 읽을 때는 25-110분까지 집중할 수 있다. 토목공학 공부를 하면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관심 주제의 책을 읽으면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생각을 잊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내 관심 주제가 대부분 비실용적인 과목들이라는 점. 이런 부분에서 고민하게 된다. 정말 토목공학을 그만두고 다른 걸 알아보아야 하나. 아니면 실용적인 걸 배워야하기 때문에 계속 버텨야 하나. 마음같아선 그만두고 다른 걸 알아보고 싶다. 하지만 이미 발을 너무 오래 담갔고 바꾸기엔 늦었다는 생각뿐이다. 결정을 못 내리겠다.

아니면 둘 다 해야되나.


8am

인터넷을 보면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하라는데, 그게 돈이 안 되면 어떻게 해야되나? 너무 무한 긍정의 메시지인 것 같다.


10am

그럼 절충해서 토목기사 위키피디언이 되면 되겠군...



7pm

난 참 쓸모없는 인간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했던 것도 잘 안 됐다. 그러면서 미련만 갖는다.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심지어 게임도 하기 싫다. 그러면서 계속 뭐하지 하고 생각한다.



10pm

아 생각해보니까 오늘은 운동 안 했네. 저녁에 다른 책 한권 읽는데 너무 몰입해서 운동하는 걸 잊고 있었다. 아까 계속 뭐해야되지 생각하다가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흥미있는 책이나 읽었다. 운동 하루정도는 빼도 괜찮지 뭐. 너무 완벽주의적으로 살면 안 된다.



11pm

아는 사람한테 연락왔다. 누가 뭐라고 해서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꿨는데 그걸 보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 내 이름은 분명 목록의 거의 아래쪽에 있을텐데 어떻게 본걸까. 좋기도 하면서 싫기도 하다. 눈에 띠는 게 싫다. 할 말이 별로 없어서 대충 답만 했다. 갑자기 연락하니까 되게 이상하네. 별 중요한 얘긴 안 했더라도. X된 인생 구경하러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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